중동 분쟁 격화와 러시아의 수출 금지 연장으로 디젤 가격이 일주일도 안 돼 10% 상승했다
영국과 미국에서 디젤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가가 차량과 농기계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연료비가 ‘천문학적’ 수준으로 뛰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투가 재개되면서 원유 가격이 상승한 데 이어, 러시아가 지난주 디젤 수출 금지 조치를 연장하면서 시장 가격이 더 올랐다.
비영리 농민 소유 협동조합인 Fram Farmers의 연료 구매 담당자 Alex Harrison은 주말 사이 중동 적대 행위가 격화되면서 농가의 연료비가 한층 더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연료 가격이 “단 며칠 만에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올랐다며, 월요일 이후 리터당 10~14펜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농업용 차량과 농기계에 쓰이며 일반 디젤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난방용 경유(red diesel) 가격이 약 10% 오른 것에 해당한다. 현재 난방용 경유 가격은 리터당 약 1.10파운드다.
영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영국 운전자들이 부담하는 디젤 평균 가격은 목요일 리터당 183.5펜스까지 올랐다. 7월 중순의 164.5펜스에서 상승한 수치다.
국제 석유 도매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농가들은 연료를 얼마나, 언제 사야 할지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전역 1,400곳 이상의 농업 사업체를 대표하는 Fram Farmers에는 조언을 구하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수확철에 난방용 경유와 기타 연료를 찾는 수요의 정점은 지났지만, 많은 재배 농가는 겨울 농사 준비에 들어가는 이 시기에 전통적으로 연료를 더 많이 구매한다.
Harrison은 “이번 급등은 상승 폭이 워낙 크고 시기까지 겹쳐 모두를 정말 놀라게 했으며 큰 타격을 줬다”며 농민들이 “현금흐름을 관리하기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어떻게 주문할지 결정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 발발로 유가가 급등한 이후 협동조합 회원들은 연료 구매 방식을 바꿨다. Harrison은 “많은 사람이 위험을 조금 분산하려고 한 번에 주문하는 양을 크게 줄이고 더 자주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젤 가격 상승은 전 세계 정제능력 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나타났다. 서방의 제재에도 평소 세계 디젤 공급량의 약 10%를 담당하던 러시아는 8월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드론 공격을 받았고, 이에 따라 수출 금지 연장 조치를 내놨다.
여기에 원유 가격 전반의 상승세까지 겹쳤다. 국제 기준 유종인 Brent crude는 목요일 배럴당 97달러에 가까운 수준에서 거래됐다. 약 6주 만에 최고치다.
지난 주말 중동에서는 공격이 크게 격화됐다. 이는 7월 이후 첫 미국의 공격이었다. 월요일 밤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초대형 유조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격을 받으면서 분쟁이 장기적으로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테헤란은 Donald Trump가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을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위협했음에도 걸프 지역에서 석유 수출을 막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디젤 가격은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자동차협회 AAA에 따르면 목요일 평균 가격은 갤런당 5.78달러로, 전쟁 발발 이후 54% 상승했다. 디젤 가격이 이 수준에 근접했던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인 2022년이었다.
배송업체와 건설회사처럼 차량을 보유하고 운영하는 소기업과 대기업도 이에 따라 운영비 상승을 부담하게 된다.
영국에서는 농가 건물과 농가 주택, 헛간 등을 난방하는 데 널리 쓰이는 등유 또는 난방유 가격도 올랐다. 도시가스망이 연결되지 않은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가구가 겨울을 앞두고 보일러 기름 탱크를 채울 시기를 고민하는 때여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등유 가격은 리터당 1파운드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란 전쟁 직전에는 리터당 약 60펜스였다.